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멋진 산행지가 많습니다. 오늘은 조금 덜 알려졌지만 멋진 풍광을 감상하며 힘들기도 하지만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산행지인 산 세 곳을 소개합니다. 동해의 아름다운 베틀바위가 있는 두타산, 야생화와 주목 군락으로 이루어진 태백의 함백산,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완주의 대둔산을 소개합니다.
멋진 풍광의 산행지 두타산
두타산은 아름다운 베틀바위와 협곡 마천루를 품고 있는 강원도 동해의 두타산입니다. 명승 제37호인 무릉계곡으로 잘 알려진 두타산에는 많은 숨겨진 비경들이 있지만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일반 등산객들의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2020년 10월 베틀바위 코스가 최초로 개방되었고, 2021년에는 협곡 마철로 구간까지 개방되면서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최고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등산로 초입에는 베틀바위 전망대를 지나 미륵바위까지의 구간이 꽤 가팔라 전체 코스에서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험한 비탈에 지그재그 능선 길을 숨차게 20분 정도 올라가면 멀리 무릉계곡 건너편 산 중턱에 박혀 있는 대형 암반이 눈에 들어옵니다. 암반 한가운데로 물줄기 자국이 선명한 곳이 중대 폭포인데 비가 왔을 때에만 50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실제 물줄기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위를 붙잡고 비탈길을 내려가다 어느 순간 거대한 암석들이 눈앞에 가까이 다가와 있음을 느끼면 베틀바위에 거의 다다른 것입니다. 급경사 데크 계단을 지나 베틀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면 창검처럼 뾰족하고 날렵하게 생긴 기암괴석이 하늘을 찌르고 그 옆에 수직 절벽 경관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베틀 바위는 옷감을 짜는 베틀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옛날 하늘나라 선녀가 질서를 어겨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다가 비단 세피를 짜고 하늘로 오라 갔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곳입니다. 베틀 바위에서 협곡 마철로 방향으로 300m 저 정도 걷다 보면 미륵바위가 나타납니다 홀로 우뚝 솟아있는 바위에 미륵불의 눈 코 입이 보입니다. 미륵바위에서 마천루로 가는 길은 상대적으로 경사가 완만한 숲길입니다. 참나무 숲을 한참 내려왔다고 느낄 때쯤 숲과 숲 사이에 계곡이 열리며 산성 12 폭포의 상단을 지나게 됩니다. 상선 12 폭포는 암벽을 따라 산 중턱에서 협곡 아래까지 12번 꺾여서 내려갑니다. 우리가 지나가게 되는 이곳은 위에서 몇 번 떨어진 폭포수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구간이니다. 가늘기는 하지만 폭포 물길을 건너야 산성길 이어지는데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이므로 비가 오거나 수량이 많으면 매우 위험할 테니 아주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산성 12 폭포를 지나 10여분 걷다 보면 오른쪽 벼랑 위에 산성 12 폭포를 비롯한 숨은 비경의 조망터 역학을 하는 너럭바위가 있는데 지나치지 말고 꼭 찾아봐야 합니다. 위쪽으로는 거대한 암벽들이 돌계단처럼 산정상으로 뻗어 있고, 그 아래로는 방금 지나온 산성 12 폭포의 하단부가 큰 낙차를 보이며 협곡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곳의 풍광은 정말 장자제 풍경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 절경입니다. 잠시 후 풍경이 확 트인 것을 느끼며 나무데크로 만든 두타산협 마천루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계곡은 암릉과 협곡의 하모니입니다. 청옥산의 거대 석벽과 계곡 건너편에 신선봉이 마주 보이고 거대한 암벽 사이로 무릉계곡의 협곡과 용추폭포가 내려다 보입니다. 전망대에서는 실감하지 못하지만 사실 이 전망대는 거대한 바위의 수직 절벽 중간에 세워져 있습니다. 해발 470m에 위치한 두타산협곡 마천루는 주위에 치솟은 거대한 바위들이 마치 도시의 빌딩 숲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곳은 협곡과 단풍이 어우러지는 늦가을에 최고의 경관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마천루는 금강산 바위 위로 아슬아슬하게 조성된 잔도 데크 길로 이어집니다. 마천루 전망대에서 연결된 잔도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화강암 절벽이 하늘을 찌를 듯 위압적으로 솟아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요즘 전국적으로 잔도가 많이 조성되었지만 이렇게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잔도는 이곳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잔도 데크길과 철계단을 몇 번 거치면 2개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쌍폭포가 나타납니다. 쌍폭포의 한 줄기는 두타산에서 발원한 박달계곡 폭포이고, 다른 한 줄기는 청옥산에서 내려온 옥류계곡 폭포입니다. 쌍폭포에서 2분 정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아까 마천루 전망대에서 보았던 용추폭포도 만날 수 있습니다. 쌍폭포에서 산책로를 따라 중간쯤 내려오면 왼쪽으로 큰 바위 위에서 두 마리 학이 노닐고 있는 학소대가 나타납니다. 상류의 동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곳을 지나는데, 이 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해서 학소대라고 합니다. 이제 물줄기는 흘러 무릉반석 쪽으로 내려갑니다. 무릉반석은 금란정 위쪽에서 삼화사 입구에 이르는 1,500평 정도의 넓은 반석으로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지는 무릉계곡의 명소입니다. 예로부터 수많은 문인들과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며 그 아름다움을 찬양한 글귀들이 무릉반석에 많이 새겨져 있습니다. 두타산 베틀바위 산성길은 그리 만만하지는 않지만 신비하고 멋진 두타산의 비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트래킹 코스입니다.
함백산
함백산은 태백에는 야생화와 주목 군락으로 유명한 산입니다. 함백산은 높이 1,573m로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자동차로 만항재 위쪽에 위치한 함백산 등산로 주차장에 오르면 이미 해발 1300m 이상이므로 30~40분 정도의 짧은 등산만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멋진 산행지입니다. 시작은 평탄한 포장길로 시작합니다. 사방으로 온통 초록초록한 숲길은 마음을 상쾌하게 합니다. 태백시와 정선군에 걸쳐 있는 함백산은 태백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데 구역 내 봉우리들 중 최고봉입니다. 비록 태백산에 비해 조금 덜 알려졌지만 높이가 태백산보다 5m 높은 산입니다. 산길로 접어들면 잠시 후 돌계단이 시작됩니다. 돌계단은 경사도 가파르고 20분 정도 상당히 길게 이어집니다. 봄에는 중간중간 피어 있는 다양한 봄꽃을 감상하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입니다. 함백산은 고도가 높아 봄꽃들도 늦게 개화하는데 봄에는 산철쭉이 만개하는 시기입니다. 돌계단 구간을 지나면 금세 정상부 근처입니다. 정상부 근처에서 함백산 정상까지의 구간은 시야가 탁 트여 시원하고 상쾌합니다. 함백산 정상부에는 고산 수목인 주목과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함백산 정상에 올라서면 함백산은 백두대간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사방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산봉우리와 능선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저 아래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태백선수촌도 눈에 들어옵니다. 30분 정도의 산행으로 이렇게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어서 함백산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대둔산
대둔산은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립니다. 대둔산은 가을 단풍 계절과 눈이 덮인 겨울 풍광이 특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높이 878m의 대둔산은 산 중턱까지 케이블카가 놓여 있어서 산행에 부담을 덜어줍니다. 상부역사까지 케이블카 탑승 시간은 6분 정도인데 걸어서는 30~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단풍 절정이 지나가는 가을에 대둔산을 방문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암봉들로 대표되는 대둔산의 전경과 넓게 펼쳐진 단풍 숲을 마음껏 내려다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케이블카 상부역사에서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까지는 약 50분 정도 소요되는데 대둔산의 하이라이트인 금강 구름다리와 삼선 계단을 지나게 됩니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 계단은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어 올라갈 때만 지나갑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출렁다리인 대둔산 금강구름다리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이 출렁다리는 인근 바위와 입석대 사이를 연결하는데 빨간 색깔의 다리가 가을 풍경과 참 잘 어울립니다. 금강구름다리에서 약 150m 정도 올라가면 대둔산의 또 다른 명물인 삼선 계단이 나타납니다. 삼선 계단의 정식 명칭은 삼선 구름다리인데 바로 위쪽에 삼선 바위를 오르는 경사 51도의 127개 철계단입니다. 아래에서 보기에 그리 가파른 것 같지는 않지만 실제로 올라가면 거의 수직으로 오르는 것처럼 느껴져 아찔합니다. 거대 수직 암벽을 이렇게 가까이 마주하고 등반할 수 있어서 대둔산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삼선계단을 오르기 무서운 분들은 계단 아래 부근에서 우회하여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삼성 계단은 일방통행이라 중도에 포기할 수 없으니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미리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삼선 계단에서 조금 오르면 금세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에 도착합니다. 하늘에 닿을 듯 높다라는 의미의 마천대는 원효대사가 이곳의 경치에 반해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마천대에서 케이블카 상부역사로 내려가는 길은 다시 가파른 돌계단 길입니다. 하지만 금강 구름다리의 멋진 뒤를 바로 아래에서 감상할 수도 있어서 하산길도 참 즐거운 산이니다.